증권 '차세대' 잇단 개통 지연, 무엇이 문제인가
개통 지연의 큰 문제로 이 기사에서는 IT 전문 인력의 부족을 크게 말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 SI업체에서 일한지 어언 4년차..
개발자가 아닌 TA의 역할이다보니..
개발자의 입장도 잘 알게 되고, PM및 업체 관계자들과 많이 만나기도 하고 고객과도 자주 접하게 되다보니..
어느정도 이유를 알고 있기에 몇자 끄적여 본다.
1. 안정적이지 않은 SI의 구조 문제
SI는 시스템통합을 의미한다. 즉 프로젝트를 리드하고 인력을 관리하고 기술을 가진 전문업체인것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많이 안타깝다. SI업무라는것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번달은 종로에.. 다음은 강남에..인천에 지방에.. 고객이 바뀔때마다 수시로 자리를 옴겨야 하고..
실력이 뛰어난 인력의 경우는 여기저기를 한번에 챙겨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어 좋기는 하지만. 알다시피 A라는 회사와 B라는 회사가 어디 같은가??
야근을 밥먹듯 하는 A라는 회사와 완전 개인주의로 똘똘뭉친 B라는 회사..
여기저기 끌려다니다 보면.. 이런것들 때문에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젊을땐 좋을지 모르나.. 결혼하고 아기가 생기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은 완전 비추라 할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 팀원의 경우도 그때그때 되는데로 인력이 꾸려지다보니..
PM의 성격에 따라 그 프로젝트가 엄청나게 어려워질수도 있고, 쉽게쉽게 풀어갈수도 있는 너무도 다른 환경이 되어 버린다.
고객의 성향에 따라서도 너무 자주 프로젝트 분위기가 달라지니...
사람 잘만나면 쉽고 편하고 즐겁게 일하고, 잘못만나면 여기저기 끌려다니고 집에도 못가고 주말도 반납에.. 완전 죽음의 레이스를 해야한다.
2. 을로 살기 싫어..
SI는 언제나 을일수 밖에 없다.
이게 무엇이 대수냐 말할수도 있지만 갑에게 휘둘려 본 사람은 을의 설움을 알리라..
고객(갑)이 똑똑하고 정말 합당한 요구를 한다면야.. 얼마나 좋으랴.
고객을 잘못만나면 무조건 해달라는 식으로 윽박지르고, 사소한 일에도 언성을 높이고..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을로 살기보단 갑으로 살길 원할 것이다..
프로젝트가 끝나갈 무렵.. 프로젝트의 핵심인력들을 고객이 눈독을 드리는 경우가 많다.
조그만 손짓에도 고객이 우리회사로 이직하라고 하면.. 당연.. 을에서 갑으로 신분상승을 할 수 있으니..
쉽게 따라간다..
그래서.. SI업체에서는 이직이 상당히 많으며, 대부분 고급인력들이 고객사로 이직한다.
3. 연봉차이.
갑보다 을이 머빠지게 고생하고 밤샘도 많고 잡일 다 한다고 해도..
이놈의 한국이란 나라에서는 갑이 최고다..
특히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이 연봉과 회사의 복지 문제이다.
갑보다 아무리 잘나고 아는것이 많고 똑똑하고 인간성이 좋아도 을은 그냥 을일 뿐이다.
갑이 아무리 못났고 인간성도 나쁘고 머리도 나빠도 갑은 그냥 갑이다..
을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갑의 연봉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고, 상여금이나 연말뽀너스등의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나기 때문에.
이걸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갑이 되고 싶어 하지 않을까?
4. 때가 되면 관리자로.
사원/대리/과장을 지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발에서 손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값싸고 젊은 사람들에게 개발을 주고 과장이상만 되어도 관리를 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개발에 소질이 있고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도...
기술을 공부하고 문제해결에 능한 사람이라도...
과장이 되면 슬슬 일정관리를 하고 인력관리를 하게 되며..
차부장이상이 되면 당연히 개발/기술은 손을 때고 관리직에 전념하게 된다.
즉, 우리나라엔 젊은 엔지니어는 있으나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는 찾기 어렵다.
5. 결론
한국은 IT강국이라 한다.
그러나 사실 IT에 소프트웨어 부분은 포함되지 않는듯 하다. 여기서 말하는 IT는 반도체/LCD와 같은 눈에 보이는것들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SI업체에 들어가면 많이 배우긴 하지만 몸이 축나고 친구도 가족도 멀리해야하는 그런 상황이 되어 버리고..
막상 SI업체에서 고객사로 이직을 하여 갑이 된다고 한다면.. 그때부터 기술은 정체되고 바보갑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한국엔 고급SI인력이 없다..
이런식이라면 10년이 지나도 고급인력은 없다..
SI업체의 고급인력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인정받고 살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려본다..
PS. 인도의 IT인력이 들어온다한다.
그내들은 우리나라의 S/W 산업을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고급인력은 높은IT지식/높은커뮤니케이션능력/강인한채력/밥먹듯밤샘 이 전부 이루어져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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